제주 CBS

봄날 _ 현택훈

고사리 장마 걷어신디 창문 열어두카
구름이 뭉갈뭉갈 ᄉᆞᆯ친 날에 걸으카
ᄀᆞᆯ갱이 심엉 밧디 강 검질 메카
파들랑파들랑 들러퀴는 강셍이랑 놀아보카
벨아벨 고장들 곱닥ᄒᆞᆫ ᄇᆞ름 종가보카
자리밧에 강 겉자리 나까오카
폭낭 낭그늘에 걸어졍 ᄌᆞᆷ자카
제비생이, 돔박생이, ᄎᆞᆷ생이 ᄂᆞᆯ아드는 봄날
나 냥으로 걸을 수 이시민
ᄇᆞ름코지에 강 연추룩 건불리카
순동이영 도성이영 영미영 대휘영
코풀레기 때로 돌아강 얼러뎅기카
황고지 찾아댕기던 날 튼내영
날 우치기 전에 가당보민
원물오름 지나 상창하르방 ᄌᆞᆷ잠시민
영등할망헌티 인사ᄒᆞ곡
굴미굴산까정 가보카

*뭉갈뭉갈 : 살이 올라서 포동포동해 보이는 모양
*ᄉᆞᆯ치다 : 살찌다
*벨아벨 : 별의별
*종그다 : 쫓아가다
*자리밧 : 자리돔이 잘 나는 바다
*겉자리 : 씨알리 굵은 자리돔
*ᄇᆞ름코지 : 바람이 유난히 많이 부는 곳
*건불리다 : 시원한 바람을 맞다
*황고지 : 무지개
*튼내다 : 기억이나 생각을 되살아나게 하다
*얼러뎅기다 : 여럿이 함께 어울려 다니다
*굴미굴산 : 제주 신화에 나오는 산으로 깊고 깊은 곳에 있다는 상상의 산